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온라인 결혼 당한' 中 여성

지난해 11월 중국 광시성에 사는 쑤(蘇) 씨는 혼인 신고를 하기 위해 남자친구와 민정국을 찾았다가 황당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자신이 이미 2014년 6월 4일 허베이성에서 리(李) 모 씨와  온라인 혼인 신고를 했고, 바로 이틀 뒤인 6일에 이혼 신고도 한 것으로 기록돼있단 내용이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광시성을 떠난 적이 없었던 쑤 씨는 어떻게 멀리 떨어진 허베이성에서 모르는 남자와 결혼하고 또 이혼한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쑤 씨는 2014년 2월에 신분증을 잃어버렸던 일을 기억해 냈습니다. 당시 그녀는 결국 신분증을 찾지 못했고 온라인 재발급 받았습니다. 쑤시는 분실된 신분증이 도용됐을 것이라며 민정국에 허베이성에서 결혼 신고가 됐을 당시의 서류와 사진 등을 요구했지만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당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결혼과 이혼 기록이 나중에 불리하게 쓰일 수 있단 불안감에 기록을 지워달라고 요청했지만 이 역시 거절당하자, 쑤 씨는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법원도 쑤 씨의 편은 아니었습니다. 1심과 2심 법원은 행정소송이 가능한 기한인 5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황당한 일을 겪었지만 법의 도움을 받을 수 없던 그녀는 중국 SNS에 자신의 사연을 올렸고,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언론들도 그녀의 일을 기사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민정국은 지난 9일 쑤 씨에게 연락해 결혼과 이혼 기록을 바카라검증 으로 지우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자신도 모르게 '결혼 당하는' 일은 쑤 씨만의 경우가 아닙니다. 

중국 인터넷에서 '결혼 당했다'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비슷한 사건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허난성의 샹 모 씨는 지난해 남자친구와 혼인 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15년 전에 안후이성과 네이멍구 등에서 5번의 혼인했다는 기록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위의 사례들에서 신분증을 도용해 혼인 신고하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5월 신장위구르에서 발생한 '결혼 당한' 사건의 경우는, 이웃에 사는 사람이 미성년인 여자친구와 합법적으로 결혼하고, 또 태어난 아이의 온라인 출생 신고를 위해 신상정보를 도용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신분 도용, 부동산 투자와 대출, 세금, 자동차 번호판 이전 등을 위해 위장 결혼하는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비슷한 사건들이 반복되고 있다며, 무엇보다 혼인 신고 담당 기관이 신청자가 본인이 맞는지, 신분증과 호적 등본 등이 위조되지 않았는지 철저하게 확인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한발 더 나아가 '바카라검증은 어쩔 수 없다'고 방관하던 행정기관이 SNS에서 화제가 되고 기사화까지 되자 부랴부랴 조치에 나섰다며 "소송보다 SNS가 낫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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